법률홈닥터 이승환 변호사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나면 근로자와 사용자는 계약상의 권리 의무를 부담하게 됩니다. 근로기준법 등의 강행법규에서 정한 의무, 강행법규를 위반하지 않은 근로계약서상에 명시되어 있는 의무를 지켜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아도 신의칙상 지켜야 하는 의무가 있고 그 중 사용자의 부수적 의무인 보호의무는 근로자를 보호하는데 큰 역할을 합니다.

대법원 1999. 2. 23. 선고 97다12082 판결은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할 것이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이에 따르면 사용자는 근로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 부수적 의무로서 부담하여야 합니다.

사용자가 반드시 보호의무를 부담하여야 하지만, 근로자가 사고를 당하였다고 하여 무조건적으로 사용자가 보호의무를 불이행한 것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보호의무가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인정되는바 사용자가 보호의무를 이행하여야 하는 범위에 대하여는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판례에 따라서 보호의무를 이행하였는지 여부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06. 9. 28. 선고 2004다44506 판결은 “보호의무 위반을 이유로 사용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고가 피용자의 업무와 관련성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또한 그 사고가 통상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예측되거나 예측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할 것이고, 그 예측가능성은 사고가 발생한 때와 장소, 사고가 발생한 경위 기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위 판례는 “이 사건 사고는 업무 종료 후 발생하였고 퇴근 후 직원들끼리 가진 회식은 그 참석이 강제된 것이 아니었던 사실, 사고 당시 이 사건 차량 운행의 주된 목적은 다음날 물품을 배달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퇴근의 편의에 있었고, 소외 1 은 퇴근 후 회식자리로 가면서 다음날 출차한다는 조건으로 특별히 동성빌딩 경비원의 승낙을 받아 동성빌딩 내 주차장에 이 사건 차량을 주차하였음에도 회식자리에서의 음주로 인한 0.161%의 주취상태에서 무리하게 이 사건 차량을 출차하여 임의로 운행하다가 사고를 일으킨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이러한 사실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사고와 소외 1 의 업무 사이에 관련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따라서 피고에 대하여 보호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고 하여 사고와 업무 사이에 관련성이 없는 경우에는 보호의무를 위반하지 아니한 것이라고 판시하였습니다.

또한 대법원 2001. 7. 27. 선고 99다56734 판결은 “이 사건 사고의 경위를 보면 이 사건 사고 당시 원고 1 은 기숙사에서 잠을 자고 있다가 평소 그가 원심공동피고 1 에 대하여 나쁜 이야기를 하고 다녔다는 이유로 이에 앙심을 품은 원심공동피고 1 등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것이므로 이 사건 사고는 위 원고의 본래의 업무나 그것에 통상 수반되는 업무와 전혀 관련이 없는 것으로서 단순히 사적인 관계에서 발생한 것에 불과하여 이 사건 사고가 위 원고의 업무와 어떠한 관련성을 가진다고 볼 수도 없고, 또한 그와 같은 이 사건 사고의 경위와 여태까지 한번도 기숙사 내에서 폭행사고가 없었던 점, 가해자들은 피해자인 위 원고와 같은 또래의 직장 동료 또는 전 동료(특히 원심공동피고 2, 3 은 위 원고와 고등학교 동기 동창이기도 하다)인 점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 회사의 입장에서 이 사건과 같은 폭행사고가 기숙사 내에서 통상 발생할 것을 예측하거나 또는 예측할 수 있었다고 보기도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이상과 같은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 회사에 보호의무위반이나 불법행위상 과실이 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고 판시하였는바 단순히 사적인 관계에서 발생한 사고 등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었던 사고에 대해서는 보호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따라서 근로자가 사용자의 보호의무 위반을 이유로 손해배상청구를 하기 위해서는 사고와 업무 사이에 관련성이 있음과 사고가 예측가능하다는 점 등을 증명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여야 할 것입니다. 한편 근로자의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하는 등 근로자의 과실과 함께 안전사고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 2000. 5. 16. 선고 99다47129 판결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에 있어 가해자의 불법행위만에 의하여 손해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행위 기타 귀책사유 등이 경합하여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도 가해자의 불법행위가 손해 발생의 한 원인이 되었다면 가해자는 그로 인하여 피해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하면서 “사용자가 피용자로 하여금 주·야간으로 일을 하게 하여 과로와 수면부족 상태를 초래하고 그러한 상태에서 장거리운전까지 하게 함으로써 교통사고를 일으켜 상해를 입게 한 경우, 피용자에 대한 보호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인정”하였습니다.

이승환 법률홈닥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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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계약서상에 명시되어 있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사용자가 근로자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도 배려하지 아니하였다면 보호의무를 위반하였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안전사고가 발생한 경우에 계약서에만 얽매이지 아니하고, 사용자가 근로자를 보호하지 아니하여 발생한 사고인지 여부를 법률적으로 검토하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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