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황동센터 김성관

김성관 유진활동센터 
김성관 유진활동센터 

"앞 사람이 내가 사려던 빵을 다 사 가서 너무 럭키하게 새로 갓 나온 빵을 받게 됐다."

이 문장을 보시고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최근 청년층(MZ세대) 사이에서 큰 공감을 얻고 있는 '원영적 사고'의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부정적인 상황조차 긍정적으로 해석하며 자신에게 유리한 행운으로 만드는 이 유쾌한 태도는, 예측 불가능한 사회복지 현장에서 일하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저는 오늘, 이 '원영적 사고'와 대비되는 '정민적 사고'를 통해,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사회복지사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현장을 마주해야 할지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긍정의 재해석': 원영적 사고의 힘

아이돌 그룹 아이브 장원영님에게서 시작된 '원영적 사고'는 사소한 불편함이나 난관을 오히려 더 큰 긍정으로 전환시키는 지혜를 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야심차게 준비했던 외부 행사가 갑작스러운 날씨 문제로 연기되었을 때, "아! 덕분에 더 완벽하게 준비해서 좋은 날 진행할 수 있겠네. 이 기회에 부족했던 부분들을 더 보완하자!" 하고 생각하는 것이죠. 뜻밖의 업무로 늦게까지 야근하거나 주말에 출근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오늘 이 시간이 나를 더 성장시킬 소중한 배움의 시간이고, 기관에 꼭 필요한 존재임을 증명하는 기회가 될 거야!"라며 의미를 부여하는 태도입니다. 이는 단순한 낙천주의를 넘어, 주체적으로 상황을 재해석하여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능동적인 사고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냉철한 수용': 정민적 사고의 현실성

반대로 '정민적 사고'는 배우 박정민님의 현실적이고 때로는 냉소적인 반응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는 무조건적인 긍정보다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불필요한 기대로 인한 실망감을 미리 차단하는 방어적인 태도입니다. 가령, 오랜 시간 공들여 작성한 기획안이 아쉽게 선정되지 않았을 때 "괜찮아, 어차피 될 가능성이 낮다고 예상했었어"라며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 것처럼요. 이러한 사고는 현장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실패나 좌절 앞에서 사회복지사들이 상처받는 마음을 보호하고, 다음 도전을 위한 에너지를 보존하는 현실적인 지혜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두 가지 사고방식이 던지는 메시지: 청년들의 현실을 넘어서

이 두 가지 사고방식이 이 시대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는 배경에는 녹록지 않은 우리 사회의 현실이 있습니다. 높은 주거비용, 불안정한 고용 시장, 치솟는 물가 등 청년 세대가 감당해야 할 무게는 너무나 크죠.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5년 8월 기준 만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4.9%로 여전히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특히 아무런 이유 없이 구직 활동을 중단한 '쉬었음' 청년 인구는 지난 2월 사상 처음으로 5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무조건 희망을 가져라'는 말은 공허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두 가지 사고방식에 모두 담겨 있는 본질적인 질문, 즉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해답 중 하나가 바로 '말의 힘'과 '자기충족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이라고 생각합니다. 윌리엄 토머스(William I. Thomas)가 정립한 이 사회심리학 이론은 "특정 상황을 마음속에서 '실제'라고 결정하면, 그에 맞게 행동과 생각이 변화하여 결국 원하는 결과를 이룰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합니다. 즉, 우리가 어떤 말을 하고 어떤 생각을 품느냐에 따라 현실을 바꾸는 힘이 생겨난다는 것이죠.

현장에서 실천하는 '생각의 전환'

저 또한 사회복지 현장에서 다양한 동료들을 만나며 '생각의 힘'을 몸소 경험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저 역시 직장 생활이 힘들고 지칠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원영적 사고'를 가진 동료들이 주는 긍정적인 에너지는 제게 큰 영감을 주었고, 저 역시 삶의 태도를 변화시키고자 노력하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직장에 40분 일찍 출근하여 센터를 둘러보고, 그날 만날 분들을 떠올리며 하루를 긍정적인 마음으로 계획합니다. 얼마 전 주차장에서 실수로 차를 긁었을 때도, 순간 마음이 아팠지만 '다행히 사람은 다치지 않았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차는 수리하면 된다'고 생각하니 이내 평정심을 찾을 수 있었죠. 날씨 때문에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도, '내년에 더 알차고 완벽하게 준비할 기회가 주어진 것이니 오히려 럭키비키!'라고 생각하며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합니다. 어쩔 수 없이 차량 등하원 지원 중 차가 막힐 때조차 '덕분에 느긋하게 주변 풍경을 감상하고, 이 시간을 감사히 여길 여유가 생겼네' 하고 마음을 다잡습니다.

퇴근 후에는 독서로 마음을 채우고, 밤 10시에서 11시 사이에는 반드시 잠자리에 듭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5시에 일어나 아내가 차려준 정성스러운 밥을 먹고, 책을 읽으며 하루 일정을 확인한 후 직장으로 향합니다. 때로는 퇴근 후 바로 출근하고 싶을 만큼 설레는 마음으로 현장을 마주하기도 합니다. '오늘은 어떤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도해볼까?', '우리 발달장애인 친구들에게 어떤 따뜻한 미소와 격려의 말을 건넬까?', '마음이 힘든 이들의 어려움을 어떻게 보듬어 줄 수 있을까?' 이러한 고민들은 저에게 더 없는 행복과 보람으로 다가옵니다.

물론, 사회복지 현장이 늘 순탄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끊임없는 프로그램과 과중한 업무로 지치고, 때로는 버티는 것만으로도 기적 같은 순간들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그러나 제가 이 직장에서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우리와 함께하는 분들의 웃음을 볼 수 있음에 행복하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음을 소중히 여기니 제 마음가짐이 자연스레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는 이러한 '생각의 전환'을 통해 우리 사회복지사들이 더욱 주체적으로 현장을 이끌어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직장을 단순한 생계 수단이 아닌, 창의적으로 웃으며 일할 수 있는 가치 있는 공간으로 여기고, 내가 몸담은 현장에 주인의식을 가질 때 비로소 우리는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히 인식하며 능동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설 수 있을 것입니다.

모두가 '원영적 사고'의 초긍정주의자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때로는 '정민적 사고'처럼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하고 스스로를 보호하는 지혜도 필요하죠.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세상을 대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현실은 달라질 수 있다는 믿음입니다. '초긍정의 힘'과 '말의 힘'을 믿고, 작은 긍정의 씨앗을 현장에 심는다면, 우리는 더 밝고 희망찬 사회복지 현장을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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